사무엘 하 11장 22절-27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1장 22절부터 27절까지의 말씀은, 다윗의 계략에 의해 우리아가 전사한 이후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즉시 밧세바를 데리고 오고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삼습니다. 본문을 통독하고 주석과 해설을 참조하여 묵상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11장 22절-27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1장 22절
전령이 가서 다윗에게 이르러 요압이 그를 보낸 모든 일을 다윗에게 아뢰어
사무엘 하 11장 23절
이르되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우세하여 우리를 향하여 들로 나오므로 우리가 그들을 쳐서 성문 어귀까지 미쳤더니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우세하여
이는 수세(守勢)에 몰리고 있던 암몬 사람들 중 힘센 용사들(히, 아네쉐 하일)이 랍바 성을 포위하고 있던 이스라엘군 중 가장 취약한 지역을 골라 집중적으로 공격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곳은 요압이 의도적으로 우리아를 배치한 선진(先陣)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우리아의 군사들은 성에서 후퇴하여 들로 나올 수밖에 없었으며, 다른 진의 군사들의 지원을 받아 반격하여 다시 성문 어귀까지 미칠 수 있었다.
사무엘 하 11장 24절
활 쏘는 자들이 성 위에서 왕의 부하들을 향하여 쏘매 왕의 부하 중 몇 사람이 죽고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 하니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
여기서 우리아를 가리켜 ‘왕의 종’이라 함은 그가 다윗에게 마치 노예와 같이 헌신적으로 충성을 다한 부하였음(11절)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말이다. 다윗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불의한 죄악을 감추려 한 계략(15절)이 마침내 성공을 거두자, 우리아가 자신의 충직한 신하였다는 사실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Matthew Henry). 이는 우리아의 충성과 대비되는 다윗의 폭정(暴政), 배은(背恩)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사무엘 하 11장 25절
다윗이 전령에게 이르되 너는 요압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이 일로 걱정하지 말라 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삼키느니라 그 성을 향하여 더욱 힘써 싸워 함락시키라 하여 너는 그를 담대하게 하라 하니라
칼은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삼키느니라
부하들의 전사(戰死)소식에 대하여 다윗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장면이다. 이와 같은 다윗 왕의 반응은 평상시에 보여 주던 그의 자애로운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1:12, 3:31, 32, 18:33). 이는 그가 우리아의 전사 소식을 듣고서도 속 마음을 감추기 위해 태연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일 것이다(Lange).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통하여 다윗이 유능하고 충성스러웠던 신하들의 아까운 죽음(17, 24절) 보다도 자신의 은밀한 죄를 감추기 위해 오직 한 사람 우리아의 죽음 여부에만 온 관심을 쏟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다윗은 자신의 한 번 실수(4절)로 말미암아 올바른 사고력과 판단력을 잃음은 물론 그 심령 또한 완전히 메말라 있는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사무엘 하 11장 26절
우리아의 아내는 그 남편 우리아가 죽었음을 듣고 그의 남편을 위하여 소리 내어 우니라
우리아의 아내
이처럼 밧세바가 우리아의 아내였음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까닭은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1) 밧세바가 우리아의 아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윗과 부정한 관계를 나누었음(4절)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2)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여인의 이름을 들먹이지 아니하던 히브리인들의 관습 때문이다. (30) 억울한 죽임을 당한 우리아에 대하여 조의(弔意)를 표하기 위함이다.
소리 내어 우니라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사파드’는 ‘죽은 자를 위해 가슴을 치며 우는 것’을 의미한다(왕상 14:13, 창 23:2, 렘 4:8, 슥 12:10). 한편 히브리인들은 대개 죽은 자를 위해 7일간 울었는데(창 50:10, 대상 10:12, 삿 16:24), 특별한 인물이 죽었을 때는 30일간 울기도 하였다(민 20:12, 신 34:8). 따라서 밧세바는 자기 남편 우리아를 위해 보통의 경우처럼 7일간 울었을 것이다.
사무엘 하 11장 27절
그 장례를 마치매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를 왕궁으로 데려오니 그가 그의 아내가 되어 그에게 아들을 낳으니라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그 장례를 마치매 … 데려오니
다윗 왕은 우리아의 장례식을 마치자 곧바로 밧세바를 궁으로 데려왔다. 다윗의 이러한 처사는 밧세바의 임신을 백성들로부터 은폐시키기 위한 재빠른 행동이었을 것이다. 즉 다윗은 밧세바가 아이(5절)를 낳기 전에 궁으로 데려와 자신의 아내로 삼으려 한 것이다(Wycliffe, Keil & Delitzsch).
아들을 낳으니라
이처럼 밧세바가 낳은 아들은 다윗과의 부정한 관계에서 출생한 죄악의 씨앗이었다(4, 5절). 따라서 12장에 의거하면 하나님께서 다윗의 죄악을 징치(懲治) 하시는 차원에서 그 아이의 생명을 거두어 가심을 볼 수 있다. 한편 이 아이 외에도 밧세바는 이후 다윗에게서 네 명의 아들을 더 낳았는데 곧 시므아, 소밥, 나단, 솔로몬이다(대상 3:5).
다윗이 행한 그 일이 … 악하였더라
여기서 ‘악하였더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아’는 다음과 같이 여러 뜻을 지닌다. 즉 (1)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되는 불의한 행동(룻 1:21, 왕상 17:20), (2)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부도덕한 행동(사 31:2, 습 1:12), (3) 그것이 죄인 줄 알지 못하고 행하는 습관적인 행동(창 19:9, 렘 4:22, 13:23, 잠 4:16, 17:4)을 의미한다. 이상의 사실에 의거할 때 이 말은 반드시 보응이 뒤따르는 극악한 죄악을 의미한다. 아무튼 다윗의 소위(所爲), 즉 본 장 전체에 걸쳐 다윗이 계획하고 실행했던 모든 행동이 악하다고 결론지어진 것은 하나님의 사람 다윗도 정욕에 사로잡혔을 때 결국 여호와 앞에서 악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교훈해 준다. 따라서 오늘날 성도들은 이를 경고 삼아 지극히 하찮은 안목의 정욕(요일 2:16)에 미혹되어 다윗과 같은 엄청난 죄악에 빠져들지 않도록 삼가 조심해야 할 것이다(욥 31:1, 시 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