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하 7장 8절-17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7장 8절부터 17절까지의 말씀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다윗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더 크신 은혜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위대하게 하시며 그의 집을 세우셔서 왕위가 영원히 이어지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본문을 개역개정 성경으로 묵상하고 주석 및 해설을 참조하여 공부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7장 8절-17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7장 8절
그러므로 이제 내 종 다윗에게 이와 같이 말하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목장 곧 양을 따르는 데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고
8절의 개요
본 절에서부터 17절까지에는 이제 그 유명한 ‘다윗 언약’이 기록되어 있다. 즉 성전 건축에 대한 다윗의 가상(嘉賞)한 마음을 보신 하나님께서는 이제 다윗 왕조에 대한 놀라운 축복을 약속하신다. 특히 이는 장차 다윗의 후손으로 이 땅에 임하실 메시아(Messiah)에 대한 예언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13-16절) 더욱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내가 … 양을 따르는 데에서 데려다가
다윗이 하나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기 전까지는 아비의 양을 치던 자였음을 상기시켜 준다(삼상 16:11).
주권자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기드’는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선택하신 하나님의 일꾼을 의미한다. 6:21 주석 참조. 따라서 이 말에 포함되어 있는 강한 의미는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이다. 즉 이러한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으로 말미암아 다윗은 양치는 목자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될 수 있었다.
사무엘 하 7장 9절
네가 가는 모든 곳에서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땅에서 위대한 자들의 이름 같이 네 이름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리라
네 이름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리라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하실 때에도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신 바 있다(창 12:2). 이 언약은 개인적으로 다윗의 존재와 인격 그리고 그에게 속한 후손들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이름’은 그 사람의 ‘전존재’와 ‘인격’ 그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언약은 단지 다윗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언약은 아니다. 왜냐하면 다윗은 이미 이스라엘의 ‘주권자’로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5:1-5). 따라서 이 언약은 다윗의 통치하에 있는 이스라엘이 열방들로부터 높임을 받게 될 것이라는 거국적(擧國的)인 축복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축복은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 기간 동안 상당한 성취를 보았다(8장, 대상 20장, 대하 9장). 그러나 그 궁극적인 성취는 다윗의 후손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곧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서이다(빌 2:9-11).
사무엘 하 7장 10절
내가 또 내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한 곳을 정하여 그를 심고 그를 거주하게 하고 다시 옮기지 못하게 하며 악한 종류로 전과 같이 그들을 해하지 못하게 하여
그를 심고
여기에서 ‘심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타’는 본래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이다(창 2:8, 레 19:23, 사 5:2). 그런데 이 말이 이스라엘 백성과 관련해서는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정착된 거주지를 준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렘 24:6, 암 9:15). 따라서 이 말은 과거 사사 시대에 주변 국가의 잦은 침략에 시달려 이리저리 쫓겨 다니던 신세에서 벗어나(삿 6:2)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제는 완전히 한 곳에 정착하여 사는 자들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다윗과 솔로몬의 통일 왕국시대에 그들은 이 같은 평화와 안녕을 구가(謳歌)하였다.
다시 옮기지 못하게 하며
여기서 ‘옮기지’란 말은 잘못된 번역이다. 왜냐하면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가즈’는 ‘옮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두려움으로) ‘떨다’(신 2:25, 시 4:4, 사 32:11)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절의 바른 해석은 ‘다시는 두려움으로 떨지 않게 하며’이다(Lange, Keil). 즉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은 이제 신정 국가 이스라엘은 과거 사사 시대의 혼란했던 무정부(無政府) 상태와는 완전히 다른 평화스러운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11절).
사무엘 하 7장 11절
전에 내가 사사에게 명령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때와 같지 아니하게 하고 너를 모든 원수에게서 벗어나 편히 쉬게 하리라 여호와가 또 네게 이르노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편히 쉬게 하리라
하나님께서는 사사시대의 일시적이고 국지적(局地的)인 평화와는 달리 다윗 시대에는 보다 영속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이루어질 것을 약속해 주신다. 그런데 이것은 신약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이루어질 진정한 평화(죄와 사망에서의 해방)를 예표하는 것이기도 하다(눅 2:14, 롬 5:1, 골 1:20).
집
여기에 나오는 집은 앞에서 이미 언급된 집(5, 7절)과는 의미상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된 집은 다윗이 하나님을 위해 짓고자 했던 성전을 의미하나 여기에서의 집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지어 주실 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다윗을 위해 지으시겠다고 약속하신 집은 단순히 다윗이 거할 웅장한 건축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다윗은 이미 웅장한 백향목 궁(1, 2절, 5:11)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세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집은 외형상의 집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집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1) 성경에서 ‘집’이란 말은 ‘가족’, 곧 부모나 자식이나 친족을 나타내기 위해 쓰인 용례가 있다(창 7:1, 35:2, 출 2:1, 왕상 11:38, 12:16, 13:2). 따라서 다윗을 위해 집을 세우시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은 무엇보다도 그의 온 가정을 복되게 세우시겠다는 내용의 말씀이다. (2) 이 집은 또한 ‘나라’를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근거로 16절에서 ‘네 집’과 ‘네 나라’가 서로 병행하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즉 ‘네 집과 네 나라가 영원하리라’는 말씀 속에서 우리는 집이 곧 다윗의 나라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집을 세우시겠다는 언약의 말씀은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세우시겠다는 의미이다. (3) 집이란 용어 속에는 ‘다윗의 후손들’이란 개념도 포함되어 있다(12, 16, 19, 26, 29절). 왜냐하면 다윗의 나라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곧 그의 후손들을 통하여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Kaiser).
사무엘 하 7장 12절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네 수한이 차서 … 누울 때에
다윗이 이스라엘 왕이 된 때는 30세 때였다. 이후 그는 40년간 백성들을 통치한 후 죽었데(5:4, 5, 왕상 2:10, 11) 그 때 그의 나이가 70세였음을 알 수 있다.
네 몸에서 날 네 씨
여기에서 ‘씨’(seed)란 말을 한 가지 의미로만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본래 다윗 언약의 내용은 다윗 당대와 그 후손, 그리고 영원한 세계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씨’의 개념을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해석해야 한다. (1) 여기에서 ‘씨’는 집합적(collective)인 의미를 가진다. 즉, 이 말은 다윗의 사후(死後 ) 그의 뒤를 이을 모든 왕들을 집합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왜냐하면 본문에서 이 씨(seed)가 다윗 왕조를 대대로 이어나가면서 견고케 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씨’는 곧 다윗의 왕손(王孫)들 모두를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2) 이 ‘씨’는 한 자손, 곧 솔로몬을 지칭한다. 왜냐하면 첫째, 이 말은 단수(singular number)이며, 둘째, 본문은 이 씨에 의해 성전이 건축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13절). (3) 또한 이 말은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왜냐하면 본 절과 16절에서 이 ‘씨’에 의해 세워질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며 견고한 나라라고 되어 있는데, 이러한 나라를 최종적으로 세우신 이는 오직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눅 1:31-33, 행 2:29-31, 13:22, 23).
사무엘 하 7장 13절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집을 건축할 것이요. 여기에서의 집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지어 줄 상징적인 집(11절)을 가리키지 않는다. 대신 이는 다윗이 그토록 건축하기를 희망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훗날 그의 아들 솔로몬 왕에 의해 비로소 건축된 예루살렘 성전을 의미한다(대하 3-5장). 하지만 이상과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이 집은 단순히 건축물로서의 성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이 집은 외형적인 집과 아울러 본질적인 집, 상징적인 집까지도 함께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집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지은 집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즉 여기서 여호와의 이름은 여호와의 존재, 그의 영광 등을 의미한다. 9절 주석 참조. 따라서 이 집은 여호와께서 영원히 거하시면서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곳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집은 (1) 솔로몬에 의해 지어질 성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2) 하나님의 존재와 영광을 영원히 드러내 주는 예수 그리스도(요 1:14, 2:19)와 그의 교회(요 14:23, 고전 6:19, 엡 2:21, 히 3:6), 그의 영원한 나라(계 21:1-3)까지도 의미하는 것이다(Keil).
사무엘 하 7장 14절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니 그가 만일 죄를 범하면 내가 사람의 매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하려니와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 아들이 되리니
훗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시켰던 말씀이다(히 1:5). 이로 보더라도 다윗 언약은 궁극적으로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마 1:1)에 대한 약속을 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윗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 이전까지는 부분적으로 성취되었을 뿐이다(Matthew Henry, Wycliffe). 아무튼 다윗 언약의 극치인 본 절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1) 여기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다윗 왕국의 기원(起原)을 말해 준다. 즉, 이는 아버지가 아들을 낳은 것 같이 다윗 왕국은 하나님에 의해 탄생한 나라라는 사실을 증거해 준다(Lange, Kaiser). 한편 이러한 언약의 내용은 모세 언약의 장자 개념과 일치한다. 즉,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출하여 새로운 나라, 곧 제사장 나라, 거룩한 나라로 세워 온 민족 가운데 뛰어난 장자가 되게 하신 것(출 4:22, 19:4-6)처럼 하나님께서는 새로이 다윗 왕국을 견고한 나라로 세우신 것이다. (2) 또한 여기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사랑으로 연합된 관계라는 점에 주목해야 된다(Keil). 따라서 하나님은 비록 다윗 왕국이 범죄 한다 할지라도 그들을 사울의 왕국처럼 영원히 버리지 않으시고(15절, 삼상 13:8-14, 15:10-21) 징계로써 인도하시는 것이다(12:7-15). (3)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상속하고 상속받는 관계란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아버지인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한 기업을 물려받은 다윗 왕국은 영원토록 멸망할 수 없는 것이다(16절).
매와 … 채찍으로 징계하려니와
아버지가 아들에게 체벌(體罰)을 가하면서까지 훈육하듯 하나님께서도 당신 백성들을 징계하면서까지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것을 뜻하는 문학적 표현이다(시 89:32, 잠 3:12, 히 12:6, 7). 한편 하나님께서 다윗의 범과(犯過)한 자손들에게 가하셨던 징계의 손길은 열왕기 군데군데에 언급되어 있다(왕상11:14-40, 왕하 9:27).
사무엘 하 7장 15절
내가 네 앞에서 물러나게 한 사울에게서 내 은총을 빼앗은 것처럼 그에게서 빼앗지는 아니하리라
15절의 개요
메시아 왕국을 예표하고 있는 다윗 왕국은 사울 왕조처럼 인간의 범죄로 인하여 몰락하는 불완전한 나라(15절)가 아니며 인간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총에 의해 존속되는 영원한 나라가 될 것임을 약속하고 있다.
사무엘 하 7장 16절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네 집과 네 나라가 … 영원히 견고하리라
이같은 하나님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다윗 왕국은 다윗과 솔로몬 사후(死後) 남북 왕국으로 분열되었으며(왕상 12장) 급기야는 B.C. 586년 예루살렘 함락으로 남북 왕국이 모두 멸망하기에 이르렀다(왕하 25장). 따라서 여기서 말하고 있는 영원한 나라는 보다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나라를 의미함을 알 수 있는데, 곧 다윗의 후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메시아 왕국이다(마 12:28).
사무엘 하 7장 17절
나단이 이 모든 말씀들과 이 모든 계시대로 다윗에게 말하니라
계시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존’은 밤에 무의식 상태로 꾸는 꿈(히, 할롬)과는 다른 것을 가리킨다. 즉 구약 성경의 용례를 살펴보면, 이 말은 대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에 사용되었다. (1) 깨어있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주시하는 계시적(啓示的) 사건을 의미한다(단 1:17, 8:1, 2, 13, 삼상 3:1). 따라서 이 용어는 선지자가 기도 중에 보는 특별한 계시를 가리키기도 한다(단 9:21). (2) 하나님의 말씀, 또는 교훈을 의미한다(시 89:19, 잠 29:18, 합 2:2, 나 1:1). 그러므로 나단이 받은 이 계시는 그가 밤새 깨어 있는 상태에서 주시하여 들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임을 알 수 있다(Keil, L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