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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보며 성경 읽기/10 사무엘 하

사무엘 하 12장 7절-14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2장 7절부터 14절까지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를 다윗에게 보내셔서 그의 죄를 책망하시는 내용입니다. 다윗은 간음죄와 살인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그의 잘못을 책망하시고 다윗은 회개합니다. 본문의 주석과 해설을 정리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12장 7절-14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2장 7절-14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2장 7절-14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2장 7절

 

나단이 다윗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 사람이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이르시기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붓기 위하여 너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고

 

당신이 그 사람이라

지금까지의 나단의 비유를 남의 일로만 알고 정죄하던 다윗의 무딘 양심을 결정적으로 일깨워 주는 나단 선지자의 신적(神的) 선포이다. 즉, 나단은 자신의 사사로운 권위가 아닌 하나님의 엄숙한 권위로써 이제 범죄 한 다윗을 정죄한다. 우리는 이러한 나단 선지자의 직고(直告)를 통하여 참된 선지자의 사명과 오늘날 교회의 선지자적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명의 배후에는 무엇보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관용의 정신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에는 남을 판단하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마 18:21, 22).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 구원하고

여기서부터 8절까지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다윗에게 베푸셨던 은총에 대한 언급이다. 즉 본 절과 8절은 어떠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도 만족하게 지낼 수 있었던 다윗의 축복 받은 형편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우리아를 죽이고 밧세바를 강탈한 행위(11장)는 정상 참작조차 할 수 없는 악랄한 범죄였다고 규정지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그러한 다윗의 범죄는 친히 풍성한 은혜를 체험한 자로서 그 은혜의 하나님을 배반한 배은망덕 한 행위였다고 할 수 있다.

 

 

사무엘 하 12장 8절

 

네 주인의 집을 네게 주고 네 주인의 아내들을 네 품에 두고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네게 맡겼느니라 만일 그것이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네게 이것 저것을 더 주었으리라

 

네 주인의 집을 네게 주고

여기서 ‘집’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이트’ 는 영구적인 거처, 가족이란 의미 이외에도 ‘나라’를 상징하는 말이다. 본 절에서도 이 말은 나라를 의미하며, 본 절은 한 때 다윗의 주인이었던 사울의 나라를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옮겨 주신 것을 가리킨다(삼상 13:13, 14, 15:28, 29). 7:11 주석 참조.

 

네 주인의 아내들을 네 품에 두고

이는 고대 근동 지방에서 정권이 교체될 때 정복 군주가 이전 군주의 후궁들을 모두 거느렸던 당시의 관습을 언급한 말이다. 3:7 주석 참조. 그러나 이 말은 다윗이 사울을 대신하여 새로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사실을 의미할 뿐(2:1-4, 5:1-5) 다윗이 실제로 사울 왕의 전처들을 차지했음을 입증하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성경 기록에 따르면(3:7, 삼상 14:50). 사울 왕은 본처 한 명과 후처 한 명만을 거느렸는데 그중 한 명은 아브넬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Keil, Lange, Pulpit Commentary).

 

부족하였을 것 같으면 내가 네게 … 더 주었으리라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언제든지 부족함 없도록 채워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다윗이 과욕을 부려 범죄한 것을 책망하는 말이다. 즉 다윗은 무엇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탐욕과 정욕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범죄 하였던 것이다. 성경이 우리들에게 무엇보다 탐욕과 정욕을 경계토록 교훈하고 있음도 바로 이 때문이니, 귀 있는 자는 듣고 마음에 새겨 삼가야 할 것이다(잠 5장, 눅 12:15).

 

 

사무엘 하 12장 9절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치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다윗이 범죄하게 된 근본 원인이다. 즉 그는 하나님의 율법을 경(輕) 히 여겼기에 그에 따를 하나님의 진노를 생각지 않고 탐욕(11:2, 3)과 간음(11:4), 살인죄(11:15, 17)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다윗에게 하나님께서 진노를 발하신 것(10-12절)은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롬 1:18)란 말씀이 정확히 적용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악을 행하였느냐

여기서 악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아’는 하나님의 보응이 반드시 뒤따르는 악독한 죄를 의미한다. 11:27 주석 참조.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여기서 ‘죽이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라그’ 는 흔히 적개심을 품고 누군가를 살해하는 고의적인 행동을 뜻한다(수 10:11, 13:22, 사 10:4, 14:20). 따라서 본 절은 암몬 자손의 칼에 의해 우리아가 죽도록 획책한 다윗의 범죄는 왕과 신하 간의 신의(信義)의 관계를 고의적으로 끊어버린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죄임을 보여 준다. 한편, 우리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범죄의 성격에 대하여 이렇게 정확히 규명하신 사실을 통하여 인간의 범죄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범죄의 동기와 원인까지도 간파해 내시는 하나님의 초월적인 통찰력을 재 확인하게 된다(대상 28:9).

 

 

사무엘 하 12장 10절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고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다윗 당대 뿐 아니라 다윗의 후손 대부분이 전쟁과 살인 사건에 휘말려 들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같은 예고는 훗날 암논의 죽음(13:28, 29), 압살롬의 반란 사건(18:14), 그리고 아도니야의 죽음(왕상 2:24, 25)을 통해 그대로 이루어졌다. 또한 솔로몬 사후 이스라엘 통일 왕국이 남북으로 분열되어 서로 반목질시하게 된 것도 넓게는 이 같은 예언의 성취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다윗가의 재앙은 무고한 우리아를 살해한 죄(11:15)에 상응하는 하나님의 형벌이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사무엘 하 12장 11절

 

여호와께서 또 이와 같이 이르시기를 보라 내가 너와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고 내가 네 눈앞에서 네 아내를 빼앗아 네 이웃들에게 주리니 그 사람들이 네 아내들과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고

여기서의 ‘재앙’ 역시 다윗의 간음죄에 상응하는 형벌이다. 이에는 암논의 근친 상간(13:1-19), 그로 인한 압살롬의 암논 살해 사건(13:20-29) 등을 들 수 있다.

 

네 아내들과 더불어 백주에 동침하리라

이 같은 예고 역시 압살롬이 다윗에게 반역한 후 이스라엘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윗의 후궁들과 더불어 동침한 사건(16:21, 22)으로 인해 온전히 성취되었다.

 

 

사무엘 하 12장 12절

 

너는 은밀히 행하였으나 나는 온 이스라엘 앞에서 백주에 이 일을 행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너는 은밀히 행하였으나 나는 … 백주에 이 일을 행하리라

다윗이 은밀하게 밧세바와 동침하고(11:4) 그 죄악의 열매를 감추려(11:5) 부지런히 애썼듯이(11:6-27) 인간의 모든 범죄는 사람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저질러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그 모든 죄악은 숨겨질 수 없는데 그 까닭은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모든 인생을 하감(下鑑) 하사 저희 모든 행사를 감찰하시기 때문이다(시 33:13-15). 따라서 인간의 모든 죄악은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정죄당하고 심판당할 날이 있는데 그 같은 하나님의 심판은 공개적이고 공의로운 심판이 될 것이라는 것이 성경의 증언이다(전 12:14, 계 20:11-15).

 

 

사무엘 하 12장 13절

 

다윗이 나단에게 이르되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하매 나단이 다윗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도 당신의 죄를 사하셨나니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비록 간단한 한 마디이지만 다윗의 진심이 응결되어 있는 진정한 회개요 자복이다. 즉 다윗은 자신의 범죄가 인간을 상해(傷害)한 것이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법을 무시한(9절) 대신(對神) 관계에서의 죄악이었음을 자백한 것이다. 이때 다윗이 지은 회개의 시(詩)가 곧 시편 32, 51편이다. 아무튼 이러한 다윗의 회개는 참된 회개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은 즉시 회개하였다(Lange). 이는 사울의 경우와 달리 그가 선지자의 대언적(代言的)인 말씀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받았다는 증거이다. (2) 다윗의 회개는 매우 짧았다(Keil). 즉, 그의 회개에서 자신의 죄에 대하여 변명하려는 흔적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삼상 15:15, 20, 21, 시 51:3). (3) 다윗의 회개는 자신의 죄에 대해 숨김없이 토설(吐說) 한 것이었다(시 32:5). 즉 그는 어떻게든 자신이 지은 죄악 중 하나만이라도 숨기려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든 죄를 다 내어 놓고 사유하심을 간구한다(시 51:3, 9). (4) 다윗의 회개는 겸손한 회개였다(Rust). 즉, 그는 일개 선지자의 찌르는 듯한 말 앞에서 왕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죄를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고백하였다(시 51:1, 2).

 

죄를 사하셨나니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

여기서 ‘사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바르’는 ‘치우다, 제거하다’란 뜻이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인간에게서 죄를 거두어 가신 후 본래 죄 없었던 것처럼 여겨 주시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다윗의 간음죄와 살인죄는 특히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였으므로(레 20:10, 24:17) 하나님의 이러한 사죄하심은 곧 그의 목숨을 살려 주시는 은총이었다. 따라서 특별히 본 절에는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라는 말이 첨가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죄는 미워하고 반드시 심판하셔도 회개하는 죄인에게 대해서는 사유의 은총을 베푸시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의 한 특성이다(겔 18:23). 그러나 다윗의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하나님의 사죄의 은총은 하나님의 부정적(父情的)인 사랑 외에도 다윗 언약(7:4-17)에 대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에 기초한 것이었다는 또 다른 특징을 지닌다(Keil).

 

 

사무엘 하 12장 14절

 

이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원수가 크게 비방할 거리를 얻게 하였으니 당신이 낳은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 하고

 

여호와의 원수가 … 얻게 하였으니

이는 다윗의 범죄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범죄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자의 범죄로서 신정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공적인 성격의 범죄였음을 알려 준다. 즉,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율법을 그 특징으로 삼는 신정 국가인데(출 19:5, 6, 신 6:1-9) 그 나라의 왕이 율법을 어기므로 하나님의 원수들에게 비방거리를 마련해 준 것이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비방 거리를 없애기 위해 나라의 왕에게도 율법에 따라 공평하게 형벌하신다는 사실을 외적으로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한편, 여기서 ‘여호와의 원수’에 대하여 혹자는 이방인들(Lange), 혹자는 이스라엘 내의 불신자들을 가리킨다고 해석한다(Pulpit Commentary). 그러나 이는 꼭 그렇게 보기보다는 이방인과 이스라엘인을 막론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반대하는 모든 자들을 포괄적으로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Keil, Hertzberg).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이다

13절의 ‘당신이 죽지 아니하려니와’라는 말과 대조를 이루는 구절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죄를 사유(赦宥)해 주신 대신 당신의 공의를 이루며 영광을 회복하시기 위해 다윗의 죄의 열매인 ‘아이’(11:5, 27)를 요구하신 것이다(엡 5:2, 벧전 3:18). 이는 곧 기독교의 대속(代贖)의 진리를 예시해 주는것으로 하나님께서 죄인인 인간들을 사유해 주시는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요구하신 것과 같다(히 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