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하 8장 9절부터 18절까지의 말씀은, 연전연승을 거두는 다윗에게 하맛 왕이 문안하고 축복한 내용과 전리품들을 하나님께 바치는 다윗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주신 승리를 토대로, 정의와 공의가 다스리는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본문을 개역개정 성경으로 통독하며 주석과 해설을 참고하여 본문을 묵상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8장 9절-18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8장 9절
하맛 왕 도이가 다윗이 하닷에셀의 온 군대를 쳐서 무찔렀다 함을 듣고
하맛
하맛(Hamath)은 아람 소바 바로 위쪽(북쪽)에 자리 잡고 있던 아람 소국이다. 이 나라는 오론테스 강(the river Orontes) 유역에 건설된 도시 국가였으며 아람 소바와 더불어 유프라테스 강으로부터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따라서 선지자 아모스는 이를 ‘큰 하맛’이라고 불렀다(암 6:2).
도이
이름의 뜻은 ‘방황하다’이다. 일명 ‘도우’(Tou)라고도 하는데 이는 ‘웃는 것’이란 뜻이다(대상 18:9, 10).
사무엘 하 8장 10절
도이가 그의 아들 요람을 보내 다윗 왕에게 문안하고 축복하게 하니 이는 하닷에셀이 도이와 더불어 전쟁이 있던 터에 다윗이 하닷에셀을 쳐서 무찌름이라 요람이 은그릇과 금 그릇과 놋그릇을 가지고 온지라
그의 아들 요람을 보내
대상 18:10에는 요람이 하도람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한 사람의 이름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하나는 히브리식 발음이며, 다른 하나는 아람식 발음이기 때문이다. 즉, 하도람에서 ‘하도르’(Hador)는 수리아의 신(神)의 이름으로서 이는 아람식 발음이며, 요람은 ‘여호와는 높으시다’는 뜻으로 히브리식 발음인 것이다(Keil, Lange). 한편, 도이가 한 나라의 왕자를 사절로 보냈다는 사실은 그가 다윗 왕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 것을 의미한다.
축복하게 하니
여기서 ‘축복하다’에 해당하는 원어 ‘바라크’는 ‘송축하다, 축복하다, 축하하다, 찬양하다’는 등의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도이가 다윗의 승전(勝戰)을 축하하기 위해 사절단을 보낸 점에 의거할 때 ‘축하하다’로 번역함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공동번역).
하닷에셀이 도이와 더불어 전쟁이 있던 터에
소바와 하맛은 아람 소국들 중 자웅을 겨루는 강력한 국가들이었다. 3, 9절 주석 참조. 특히 이 두 나라는 인접하여 있었기 때문에 잦은 전투를 벌였을 것이다. 따라서 소바에 대한 다윗의 승리(3-8절)는 하맛 왕 도이에게는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다윗에게 자기 아들을 보내 감사를 표하고 또한 양국 간에 화친(和親)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사무엘 하 8장 11절
다윗 왕이 그것도 여호와께 드리되 그가 정복한 모든 나라에서 얻은 은금
여호와께 드리되
다윗이 모든 정복 전쟁에서 승리할 뿐 아니라 도이로부터 축하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께서 다윗의 힘이 되어 주셨기 때문이었다(6, 14절). 즉 다윗의 전쟁은 여호와의 거룩한 전쟁이었으며 그 가운데서 다윗은 오직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므로 주시는 승리를 거둘 뿐이었다. 따라서 이제 다윗은 전쟁에서 얻은 모든 전리품을 하나님의 것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하나님께 바친 것이다. 한편 이 모든 헌물들은 훗날 솔로몬에 의해 성전 건축에 사용되었다(왕상 6장, 7:13-51).
사무엘 하 8장 12절
곧 아람과 모압과 암몬 자손과 블레셋 사람과 아말렉에게서 얻은 것들과 소바 왕 르홉의 아들 하닷에셀에게서 노략한 것과 같이 드리니라
암몬 자손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의 후예들이다(창 19:38). 요단 동편, 모압 북쪽의 랍바(Rabbah)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 주로 거주하였는데 호전적(好戰的)인 족속으로 이름이 높다(사 15, 16장, 렘 48장). 특히 이들은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쳐 섬기는 몰록(Moloch) 우상 숭배에 빠져 있는 등 하나님과는 전혀 무관하게 생활하였다(왕상 11:7). 그런데 솔로몬의 처 나아마가 바로 이 암몬 여인이었다(왕상 14:21, 31).
아말렉
야곱의 형인 에서의 후손들이다(창 36:15, 16). 팔레스타인 남방의 광야 지대에서 시내 반도에까지 이르는 지역에 거주하였는데 일찍부터 다윗과의 충돌이 있었다(1:1, 삼상 30장).
사무엘 하 8장 13절
다윗이 소금 골짜기에서 에돔 사람 만 팔천 명을 쳐 죽이고 돌아와서 명성을 떨치니라
소금 골짜기
즉 ‘소금 계곡’(the valley of salt)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분명치 않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논란이 있다. (1) 혹자는 이곳이 브엘세바 동쪽의 ‘와디 엘 밀’(Wady el-Milh)이라고 주장한다. (2)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은 이보다 더 신빙성 있는 곳으로 사해 남쪽의 ‘에스 셉카’(es-Sebkha)를 제시하고 있다. 이곳은 사해 남쪽 아라바 광야의 소금 지역이다. 이 중 (1) 번의 견해보다 (2) 번의 견해가 더 타당한 듯하다. 그 까닭은 다윗이 그의 전성기에 이스라엘 지경 내에 있는 ‘와디 엘 밀’ 보다 이스라엘 지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에돔을 정벌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Leon Wood).
명성을 떨치니라
다윗의 훌륭한 통치력이 그의 군사적인 승리로 말미암아 더욱 인정을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혹자는 다윗이 정복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이를 기념하여 승전 기념비를 세운 것을 의미한다고도 하는데 온당치 못한 견해이다(Lange). 왜냐하면 승전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기에 주력했던 다윗(11절)이 스스로를 높여 그 같은 기념비를 세웠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사무엘 하 8장 14절
다윗이 에돔에 수비대를 두되 온 에돔에 수비대를 두니 에돔 사람이 다 다윗의 종이 되니라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더라
수비대
이는 속국의 군사적인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군사적 요새, 또는 기지를 가리킨다. 6절 주석 참조.
다윗의 종이 되니라
이는 에돔이 이스라엘에 조공을 바치는 속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6절). 그런데 이 같은 사건은 장차 에돔이 이스라엘을 섬기게 되리라는 이삭(창 27:39)과 발람의 예언(민 24:18)이 성취된 것이라는 의의를 지닌다. 여기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이 결코 변개(變改)됨이 없이 때가 되면 온전히 성취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삼상 15:29).
사무엘 하 8장 15절
다윗이 온 이스라엘을 다스려 다윗이 모든 백성에게 정의와 공의를 행할새
정의와 공의를 행할 새
‘정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미쉬파트’는 공정한 재판을 의미한다. 또한 ‘공의’에 해당하는 ‘체다카’는 하나님의 율법에 일치된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두 용어는 다윗이 율법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백성들에게 베푼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즉 다윗은 신정 왕국의 왕답게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말씀과 공의에 입각해 이스라엘을 다스린 것이다. 이는 곧 장차 메시아로 말미암아 이룩될 그의 나라와 의로운 통치를 예표 해 준다(시 45:6, 7).
사무엘 하 8장 16절
스루야의 아들 요압은 군사령관이 되고 아힐룻의 아들 여호사밧은 사관이 되고
사관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즈킬’은 ‘기억하게 하는 자’란 뜻이다. 아마도 이는 왕의 명령은 물론 기타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중요 사건들을 기록하여 문서화하고 이를 관리하는 직무자를 가리키는 듯하다(Keil & Delitzsch Commentary). 공동번역은 이를 ‘공보 대신’으로 번역하고 있다.
사무엘 하 8장 17절
아히둡의 아들 사독과 아비아달의 아들 아히멜렉은 제사장이 되고 스라야는 서기관이 되고
사독과 … 아히멜렉은 제사장이 되고
다윗 당시에는 대제사장이 두 명 있었다. 곧 기브온의 제사장인 사독과(대상 16:39) 예루살렘의 제사장인 아히멜렉이다. 이 중 사독은 아론의 셋째 아들 엘르아살의 자손이었으며 아히멜렉은 아론의 넷째 아들 이다말의 자손이었다(대상 24:3). 한편, 본 절의 ‘아비아달의 아들 아히멜렉’은 삼상 22:20의 내용과 배치되는 듯하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본 절과는 달리 아비아달이 아히멜렉의 아들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자들은 본 절의 기록을 필사자의 오기(誤記)라고 주장한다(Movers, Ewald). 그러나 두 상이한 내용의 기록을 조화시키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즉 우리는 아비아달의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이 모두 아히멜렉이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Keil, Lange, Oehler, Bertheau). 다시 말해서 삼상 22:20에 나오는 아히멜렉과 본 절의 아히멜렉은 할아버지와 손자 간으로서 동명이인(同名異人)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삼상 22:20에 나오는 아히멜렉의 아버지가 아히둡으로 밝혀져 있는 점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삼상 22:9, 20).
스라야는 서기관이 되고
‘스라야’는 성경에서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즉 20:25에서는 ‘스와’로, 왕상 4:3에서는 ‘시사’로, 그리고 대상 18:16에서는 ‘사워사’로 각기 불리고 있다. 아마도 이 같은 현상은 어느 한 단어의 축약형이거나 아니면 각기 다른 필사자가 다르게 기록했기 때문일 것이다(Keil & Delitzsch, Lange, Pulpit Commentary). 한편 여기서 ‘서기관’에 해당하는 ‘사페르’는 ‘기록하다, 열거하다, 말하다’는 뜻의 ‘사파르’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따라서 이는 혹자가 추정하듯 국무장관(Pulpit Commentary)이나 군사 모집자(Oehler)가 아니라 각 행정 부서 간의 서신 연락 사무를 담당하던 비서관을 가리키는 듯하다(공동번역, Keil & Delitzsch, Lange).
사무엘 하 8장 18절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는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을 관할하고 다윗의 아들들은 대신들이 되니라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학자들 간에는 상반된 견해가 있을 뿐인데 곧 다음과 같다. (1) 이들을 블레셋의 두 족속으로 보는 견해이다(Ewald, Movers). 이 견해가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은 성경 몇 군데에서 블레셋 남서쪽에 위치한 블레셋 지파를 ‘그렛’이라 불렀기 때문이다(삼상 30:14, 스 2:5, 겔 25:16). 그런데 23:23에 의하면 브나야는 다윗의 시위대 장관이었다. 그렇다면 결국 브나야는 블레셋 두 족속으로 다윗의 시위대를 조직하고 관할했다는 말이 되는데 이는 모순이다. 왜냐하면 신정 국가의 왕인 다윗이 이방인 시위병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Thenius). (2) ‘그렛’과 ‘블렛’을 다윗의 시위병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석하는 견해이다(Keil, Lange). 즉, ‘그렛 사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크레티’는 ‘칼로 베다, 죽이다’는 뜻의 ‘카라트’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왕의 명령에 따라 중죄인을 처벌하는 사형 집행관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브나야가 실제로 이런 일을 집행한 일이 있었던 사실에 의거할 때 이 해석은 비교적 타당하다(왕상 2:25). 또한 ‘블렛 사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플레티’는 ‘도망하다, 경주하다’는 뜻의 ‘팔라트’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왕의 급한 명령을 받고 먼 지방에 속히 전달하는 보발꾼, 곧 왕명 수행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대하 30:6). 이러한 해석은 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아무튼 이들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들은 다윗 왕조를 위해 헌신적으로 충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즉 그들은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유랑길에 나선 다윗을 호위하였을 뿐 아니라(15:18) 아도니야의 반역 음모에서부터 솔로몬을 보호, 그를 다윗을 잇는 차기 이스라엘의 왕으로 옹립하였던 것이다(왕상 1:38, 39).
대신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코헨’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개념을 가지고 있다. (1) 대부분 이 말은 제사장을 뜻한다(창 14:18, 출 2:16, 레 21:10, 민 25:25 등). 그러나 여기에서 이 말은 제사장을 가리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윗의 아들들은 유다 지파의 자손들이었으니 아론의 자손이어야 하는 제사장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 이 말은 ‘신실한 고문’이란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다. 즉, 왕상 4:5에서 이 말은 ‘왕의 벗’이란 말과 병행하여 사용되었다. 아마 본 절에서도 이 말은 백성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왕에게 충성되이 직고(直告)하는 자란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다(Keil, Baker Commentary, Pulpit Commentary, L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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