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하 10장 1절부터 8절까지의 말씀은, 암몬의 새로운 왕이 된 하눈이 다윗의 선의를 악으로 되갚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암몬 자손들은 아람과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합니다. 본문을 개역개정 성경으로 통독하며 묵상하면서, 관련 주석과 해설을 참고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10장 1절-8절, 주석과 해설 정리
사무엘 하 10장 1절
그 후에 암몬 자손의 왕이 죽고 그의 아들 하눈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
그 후에
여기서 ‘그 후에’ 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와예히 아하레이 켄’은 8:1의 용례와 같이 시간적인 전후 관계를 연결하는 말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내용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단순 접속어이다. 8:1 주석 참조. 따라서 우리는 이 말에 근거하여 본 장의 사건이 앞 장의 사건 뒤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본 장 1-14절의 사건은 8:3-8에 나타난 사건보다 앞서는 것이다(Leon Wood). 왜냐하면 소바 왕 하닷에셀의 다윗에 대한 도전(15-19절, 8:3-8)은 본 장에 언급된 암몬과의 전투(1-14절)에 이어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장 1-14절은 8:12에 간략히 언급된 암몬과의 전쟁에 대한 보다 상세한 부연 설명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Lange, Pulpit Commentary).
암몬 자손의 왕
삼상 11장에 언급된 나하스를 가리킨다. 그는 길르앗 야베스 사람들을 치려다가 오히려 사울 왕에게 패배한 적이 있다(삼상 11:1-12).
사무엘 하 10장 2절
다윗이 이르되 내가 나하스의 아들 하눈에게 은총을 베풀되 그의 아버지가 내게 은총을 베푼 것 같이 하리라 하고 다윗이 그의 신하들을 보내 그의 아버지를 조상하라 하니라 다윗의 신하들이 암몬 자손의 땅에 이르매
그의 아버지가 내게 은총을 베푼 것 같이
나하스가 다윗에게 언제 어떠한 은총을 베풀었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다음과 같이 각기 다르게 추측하고 있다. (1) 아마도 나하스가 다윗의 즉위식(2:4, 5:1-3)에 특사를 보내어 축하해 주었을 것이다(Lange). (2) 또한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도망다닐 때 나하스가 그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Keil, Matthew Henry). 즉 사울에게 패배한 나하스(삼상 11장)가 같은 사울에게 쫓기고 있는 다윗을 동정하여 그를 도와주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3) 나하스가 다윗에게 베풀어 주었다고 하는 ‘은총’이란 히브리어로 ‘헤세드’인데, 이는 ‘언약적인 호의’를 의미한다(9:1 주석 참조). 그러므로 본 절은 쌍방 간에 불가침 조약과 같은 모종의 계약을 체결한 것을 가리킬 것이다(Rust, Interpreter’s Bible). 그러나 세 견해 중 어느 것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지 판단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성경에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 여부보다도 남에게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고자 한 다윗의 인격에 보다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사무엘 하 10장 3절
암몬 자손의 관리들이 그들의 주 하눈에게 말하되 왕은 다윗이 조객을 당신에게 보낸 것이 왕의 아버지를 공경함인 줄로 여기시나이까 다윗이 그의 신하들을 당신에게 보내 이 성을 엿보고 탐지하여 함락시키고자 함이 아니니이까 하니
다윗이 … 함락시키고자 함이 아니니이까
이는 다윗의 호의에 대한 암몬 방백들의 오해이다. 이와 같은 그들의 오해는 분명 다윗의 세력 확장에 대한 그들의 염려에서 비롯된 것임이 틀림없다(Lange, Pulpit Commentary, The Interpreter’s Bible, Rust). 즉 그들은 가나안 지역의 최강자 블레셋과 이웃 나라인 모압이 다윗의 군대에게 패배한 사실(8:1, 2)을 알고 그들의 미래를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이웃 나라인 모압이 다윗에게 패배한 이후에 끔찍한 형벌을 받은 사실(8:2)은 그들에게 더욱 큰 경계가 되었을 것이다(Keil). 따라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들이 다윗의 호의를 그들을 정복하려는 저의(底意)로 오해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성
이는 암몬의 수도인 랍바 성을 의미한다. 이 랍바 성은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의해서는 좀처럼 함락되지 않는 견고한 요새였다(11:1, 12:26, 신 3:11). 따라서 암몬 사람들은 외국 사절들에게 이 성의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11:1 주석 참조).
사무엘 하 10장 4절
이에 하눈이 다윗의 신하들을 잡아 그들의 수염 절반을 깎고 그들의 의복의 중동 볼기까지 자르고 돌려보내매
수염 절반을 깎고
고대 근동지방에서 남자의 수염은 명예와 권위를 상징하였다. 또한 수염을 기르는 것은 자유인의 권리를 상징한 것이었다(Lange, Pulpit Commentary). 따라서 다윗의 특사들이 수염을 깎인 것은 노예처럼 취급된 최고의 수치였다(사 7:20, 50:6, 15:2, 렘 41:5). 그런데 오늘날에도 이러한 관습은 아랍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데 그들은 수염을 깎이는 것을 죽음보다 더한 수치로 여기고 있다(Keil & Delitzsch, Wycliffe). 한편 여기서 ‘수염 절반을 깎았다’는 말은 수염의 밑부분을 잘랐다는 말이 아니라 얼굴의 한쪽 면에 있는 수염을 깎고 다른 한쪽 면은 그대로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Keil & Delitzsch Commentary). 그러나 확실히 알 수는 없다.
의복의 중동볼기까지 자르고
여기서 ‘의복’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두’는 ‘펼치다, 확장시키다’는 뜻의 동사 ‘마다드’에서 파생된 말이다. 즉 이는 발목까지 길게 내린 옷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람인들은 다윗 신하들의 긴 옷을 엉덩이 윗부분까지 잘랐다. 그런데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겉옷 속에 내의를 입지 않았으니(Keil, Pulpit Commentary) 그들의 이러한 행위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있어선 지독한 모욕이 아닐 수 없었다(6:20).
사무엘 하 10장 5절
사람들이 이 일을 다윗에게 알리니라 그 사람들이 크게 부끄러워하므로 왕이 그들을 맞으러 보내 이르기를 너희는 수염이 자라기까지 여리고에서 머물다가 돌아오라 하니라
너희는 … 머물다가 돌아오라
다윗이 이처럼 신복들에게 여리고에 머물다가 수염이 어느 정도 자라면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고 한 것은 그들의 수치를 감추어 주기 위한 배려였다. 왜냐하면 랍바 성에서 가장 가까운 여리고는 비교적 이스라엘의 변방(邊方)으로서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윗의 이 같은 말에는 보다 암시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머물다가 돌아오라’는 말 다음에는 아무 말이 없긴 하지만 이는 분명 ‘머물다가 돌아오라 그동안에 너희가 당한 수치는 내가 반드시 갚아주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Matthew Henry).
여리고
여리고의 뜻은 ‘향기로운 성읍’ 또는 ‘달의 도시’이다. 그런데 이 곳은 종려나무 산지로 유명하였으므로 일명 ‘종려나무 성읍’(the city of palms)으로도 불렸다(삿 1:16). 한편 이곳은 랍바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위치하였는 바 곧 예루살렘에서 동북쪽으로 약 28 km 지점이다.
사무엘 하 10장 6절
암몬 자손들이 자기들이 다윗에게 미움이 된 줄 알고 암몬 자손들이 사람을 보내 벧르홉 아람 사람과 소바 아람 사람의 보병 이만 명과 마아가 왕과 그의 사람 천 명과 돕 사람 만 이천 명을 고용한지라
암몬 자손이 … 고용한지라
다윗의 사신들을 모독하므로 일종의 선전 포고나 다름없는 짓을 자행한 암몬 왕 하눈(4절)은 이처럼 인근 4개국의 군대 3만 3천 명을 고용하여 다윗 군대와의 일전(一戰)에 대비하였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식하고 돌이키기는커녕 오히려 다윗을 대적하기 위해 무력을 갖춘 것이다. 이는 곧 회개할 만한 마음 자세가 되어 있지 못하기에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해하는 악인의 전형적인 표본이 아닐 수 없다(창 3:11-13, 삼상 13:8-14). 4개국 중 3개국은 아람 도시 국가였다. 당시 아람인들은 통일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각기 분립적(分立的)인 소도시 국가로 나뉘어 있었다. 성경에 나타난 아람의 소국들은 소바 아람(6절, 8:3), 벧르홉 아람(6절), 마아가 아람(6절), 다메섹 아람(8:5) 등이 있다.
벧르홉 아람
이는 벧르홉에 도시를 건설한 아람 소국(小國)을 의미한다. 벧르홉은 단 지파의 성읍인 라이스 바로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다(삿 18:28, 민 13:21).
소바 아람
소바는 라메섹 북쪽과 레바논 산지의 동쪽에 위치한 아람 소국으로서 아람의 여러 소국들 중 하맛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나라였다. 8:3 주석 참조.
마아가
이는 바산 동북쪽(신 3:14), 헬몬 산 남서쪽에 위치한 아람 왕국이다. 이곳은 그술과 인접한 이웃 나라이기도하다. 그런데 본 절에서 오직 마아가만 암몬의 모병(募兵)에 응하고 그술이 응하지 않은 것은 그술 왕 달매가 다윗의 장인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3:3).
돕
돕은 독립 국가는 아니었고 이스라엘 지경인 길르앗 지방 내에 있는 한 성이었다(삿 11:2, 5). 이곳은 이스라엘 12지파의 기업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대신 암몬 땅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암몬의 모병에 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고용한지라
같은 내용을 기록한 대상 19:6에 보면, 암몬 왕 하눈이한분이 군대를 모집하기 위해 사용한 돈은 은 칠천 달란트였다. 이를 노동자 한 사람의 하루 품삯인 드라크마로 환산할 경우, 6백만 드라크마가 된다. 한편, 암몬 왕 하눈이 고용한 2만 명의 보병은 역대기의 기록에는 ‘병거와 마병’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대상 19:6). 이러한 차이점은 두 저자 중 누군가의 오기(誤記)라고 하기보다는 아마도 각 저자의 상이한 관점에 따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당시 하눈이 고용한 아람 용병은 보병과 전차병, 기마병으로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다(Lange, Keil & Delitzsch).
사무엘 하 10장 7절
다윗이 듣고 요압과 용사의 온 무리를 보내매
용사의 온 무리
혹자는 용사와 온무리 사이에 ‘와우’를 첨가하여 ‘용사와 온 무리’라고 번역하기도 한다(Thenius). 그러나 본 절은 원문상 ‘와우’를 첨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Keil, Lange). 여기서 ‘용사’와 ‘온무리’는 동격(同格)으로서 본 절에서 처럼 ‘용사의 온무리’로 해석해야 한다(KJV, NIV, RSV). 한편, ‘용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깃보림’은 ‘용감한, 힘센’ 등의 의미를 가진 형용사 ‘깃보르’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이스라엘 온 무리 곧 국민병(militiamen)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 경험이 많고 싸움에 능한 요압의 정예부대를 의미한다. 우리는 여기서 암몬은 군대의 수(數)에, 다윗은 질(質)에 치중한 것을 알 수 있다.
사무엘 하 10장 8절
암몬 자손은 나와서 성문 어귀에 진을 쳤고 소바와 르홉 아람 사람과 돕과 마아가 사람들은 따로 들에 있더라
암몬 자손은 … 성문 어귀에 진을 쳤고
여기서 ‘성문 어귀’는 암몬의 수도인 랍바 성문 앞을 가리킨다. 3절 주석 참조.
소바와 … 따로 들에 있더라
대상 19:7에 의하면, 아람 용병들이 진 친 들은 메드바 들(the field of Medeba)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메드바 들은 요단 강의 동편 고원 지대로서 랍바 성에서 북서쪽으로 약 6 km 지점에 위치하였다. 아마도 그들은 병거와 마병을 원활히 운용하기 위하여 들판에 포진(布陣)하였을 것이다. 한편 이처럼 암몬 군과 아람 동맹군이 남북으로 따로 진을 쳤던 것은 요압의 군대를 가운데 몰아넣고 양 쪽에서 협공(挾攻) 하기 위함이었음에 틀림없다.
'주석 보며 성경 읽기 > 10 사무엘 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무엘 하 11장 1절-5절, 주석과 해설 정리 (1) | 2022.09.28 |
---|---|
사무엘 하 10장 9절-19절, 주석 및 해설 정리 (1) | 2022.09.28 |
사무엘 하 9장 1절-13절, 주석 및 해설 정리 (0) | 2022.09.28 |
사무엘 하 8장 9절-18절, 주석 및 해설 정리 (0) | 2022.09.28 |
사무엘 하 8장 1절-8절, 주석 및 해설 정리 (0) | 2022.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