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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보며 성경 읽기/10 사무엘 하

사무엘 하 6장 17절-23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6장 17절부터 23절까지의 본문에는, 여호와의 궤가 다윗 성으로 들어오고 다윗이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며 기쁨 가운데 백성들에게 음식을 나누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과 미갈의 충돌 장면이 기록되었습니다. 본문을 개역개정 성경으로 통독하고 주석과 해설을 참고하여 묵상하였습니다.

 

사무엘 하 6장 17절-23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6장 17절-23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6장 17절-23절, 주석 및 해설 정리

 

 

사무엘 하 6장 17절

 

여호와의 궤를 메고 들어가서 다윗이 그것을 위하여 친 장막 가운데 그 준비한 자리에 그것을 두매 다윗이 번제와 화목제를 여호와 앞에 드리니라

 

다윗이 그것을 위하여 친 장막 가운데

여기에서 장막은 예루살렘 성전을 짓기까지(7:1-17, 왕상 6장) 임시로 하나님의 궤를 모셔놓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는 모세 당시 만든 성막(출 40장)과는 다르다. 다윗 당시 이 성막은 기브온(Gibeon)에 설치되어 있었다(대상 16:39, 21:29). 그러나 솔로몬 때에 이르러 예루살렘 성전이 완공된 후에는 이 성막과 다윗이 만든 임시 장막은 모두 해체되었다(대하 5:2-10). 한편, 여기서 ‘장막 가운데’란 장막의 중앙을 의미하는데 이는 일종의 지성소(至聖所)와 같은 곳이었다(Keil).

 

다윗이 번제와 화목제를 … 드리니라

이 역시 다윗이 제사장들에게 명하여 제사를 드린 것을 의미한다. 13절 주석 참조. 아무튼 이처럼 다윗이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것은 법궤를 모실 장소를 성별하기 위한 일종의 봉헌식(奉獻式)이었다(Keil, Lange). 한편 여기에서 번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는 의미를 가지며(레 1:3-17), 화목제는 그동안 소원(疎遠)했던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가 하나 되게 해 달라는 간구의 의미를 지닌다(레 3:1-17).

 

 

사무엘 하 6장 18절

 

다윗이 번제와 화목제 드리기를 마치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백성에게 축복하고

 

다윗이 … 백성에게 축복하고

백성에게 축복하는 것은 제사장의 고유 권한이자 임무 중 하나였다(민 6:22-27). 따라서 일국(一國)을 대표하는 왕으로서 다윗 역시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백성들의 평강을 간구하였겠지만 어디까지나 백성들에게 공식적으로 축복하는 것은 제사장들을 시켜서 하였을 것이다. 즉 이는 제사 집전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만군의 여호와

5:10 주석 참조.

 

 

사무엘 하 6장 19절

 

모든 백성 곧 온 이스라엘 무리에게 남녀를 막론하고 떡 한 개와 고기 한 조각과 건포도 떡 한 덩이씩 나누어 주매 모든 백성이 각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떡 한 개와 고기 한 조각과 건포도 떡 한 덩이씩

여기에 언급된 음식물은 모두 제사용 음식이다(출 29:23, 레 8:26, 아 2:5, 호 3:1). 그런데 이처럼 백성들이 제사를 드리고 난 후 함께 그 제사 음식을 먹는 것은 화목제물과 관련된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화목 제물을 드린 후에는 제사 참여자들로 하여금 그 제물을 함께 나누어 먹도록 규정하셨다(레 7:15-18). 한편 백성들이 이처럼 제사드린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그들이 이 제사를 통하여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연합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Wenham). 이는 곧 이제 이스라엘 온 백성이 정치적으로 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진정으로 하나 된 통일 왕국을 이루게 되었다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사무엘 하 6장 20절

 

다윗이 자기의 가족에게 축복하러 돌아오매 사울의 딸 미갈이 나와서 다윗을 맞으며 이르되 이스라엘 왕이 오늘 어떻게 영화로우신지 방탕한 자가 염치없이 자기의 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오늘 그의 신복의 계집종의 눈앞에서 몸을 드러내셨도다 하니

 

방탕한 자가 … 그의 신복의 계집종의 눈앞에서 몸을 드러내셨도다

여기서 ‘방탕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레크’는 ‘공허한, 가치없는’ 또는 ‘가난한’이란 의미이다(삿 7:16, 느 5:13, 사 29:8). 이 단어에서 파생된 말이 신약의 ‘라가’(’ 어리석은 자’란 뜻)이다(마 5:22). 또한 ‘그의 신복의 계집종’이란 ‘그 종들의 종년’이란 말로써 가장 천한 자들이란 뜻이다. 이렇게 볼 때, 미갈의 말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높은 왕인 다윗이 마치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자처럼 가장 낮고 비천한 자들 앞에서 품위를 잃은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불평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녀가 하나님의 언약궤와 관련된 다윗의 순전(純全)한 기쁨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불평이었다.

 

 

사무엘 하 6장 21절

 

다윗이 미갈에게 이르되 이는 여호와 앞에서 한 것이니라 그가 네 아버지와 그의 온 집을 버리시고 나를 택하사 나를 여호와의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으셨으니 내가 여호와 앞에서 뛰놀리라

 

이는 여호와 앞에서 한 것이니라

이 말은 다윗의 어린 아이와 같은 행동(14, 16절)이 미갈이 말처럼 비천하고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지극히 순전한 신앙에서 우러나온 순수한 행동이었음을 천명한 것이다. 즉, 그는 (1)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으로 모실 수 있었던 것을 기뻐하는 동시에 (2) 하나님께서 자기를 택하여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주신 일(5:1-3)을 기억하며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이러한 행동은 여호와 앞에서 그분의 사랑과 은혜를 감사하는 지극히 겸손한 행위였다고 할 수 있다(시 131:1, 마 23:12).

 

그가 네 아버지와 그의 온 집을 버리시고 나를 택하사

하나님께 범죄한 사울을 내치고 대신 다윗을 택하신 결과(삼상 13:8-14, 15장) 사울 가문은 몰락하고 대신 다윗은 통일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음은 지금껏 우리가 충분히 살펴본 바이다(1-5장).

 

주권자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기드’는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선택된 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5:2, 7:8, 삼상 7:16, 10:1, 13:14, 25:30). 그러므로 다윗 자신을 ‘여호와의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라고 표현한 것은 곧 자신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할 자로 이스라엘의 왕위에 봉직(奉職)되었다는 철저한 소명 의식을 드러내 주고 있다.

 

 

사무엘 하 6장 22절

 

내가 이보다 더 낮아져서 스스로 천하게 보일지라도 네가 말한 바 계집종에게는 내가 높임을 받으리라 한지라

 

내가 … 천하게 보일지라도 … 높임을 받으리라

다윗의 행위가 미갈의 말처럼 철 없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낮아진 것이었기 때문에 그는 결국 하나님께로부터 존귀를 얻게 될 것이라는 대답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호와 앞에서 겸손한 자만이 참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그의 확고한 신앙을 볼 수 있다(삼상 2:7, 마 23:12).

 

 

사무엘 하 6장 23절

 

그러므로 사울의 딸 미갈이 죽는 날까지 그에게 자식이 없으니라

 

그러므로 … 미갈이 … 자식이 없으니라

혹자는 미갈이 이처럼 무자(無子)한 까닭에 대하여 다윗이 그녀와 동침하기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Dake, Wycliffe). 여하튼 이는 미갈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의 결과였음이 분명하다(Pulpit Commentary, Keil & Delitzsch, Matthew Henry). 즉, 그녀는 (1)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였고, (2) 하나님의 가시적 보좌인 법궤에 대하여 무지하였으며 (3) 자기의 입술을 가볍게 놀린 결과로 자식이 없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만한 자, 영적으로 무지한 자, 그리고 자기의 감정에 따라 말하는 자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